문학소년

우박(雨雹)

고사황 2023. 6. 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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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성 30리 길을

휘돌다 내려온
저 비구름은
무슨 한(恨)이 그리 많아
한여름 대낮에

벼락같은 우박을 쏟아내는가?
태양빛을 잔뜩 반사한 얼음 알갱이는
싸늘한 기운을 내뿜으며
궁수(弓手)들이 쏘아대는 화살촉 마냥
날카로운 소리로

세차게 땅바닥을 때린다.
400년 전 치욕의 한을 풀려는 듯

세차게 내려 꽂힌다.
금위(禁衛) 영가(靈駕)들의 저 혼신(魂神)을 무엇으로 달래볼까나.
 
by 고양사황
2023.6.1 늦은 밤에

우박.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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