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가
송대관 선생께서 히트시킨 노래 중, "유행가"란 노래가 있다.
유행가 유행가 신나는 노래
나도 한번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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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의 가사를 듣다 보면 재미있는 것이 작사자 자신의 경험을 가사에 녹인 것이 아니라, 이미 히트한 유행가들을 분석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작사자는 송대관 선생의 아내 되는 이정심 씨다.
[유행가] 노래의 가사대로라면 그 당시 대분의 유행가요 노랫말은 1.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열심히 살다 보면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을 주는 노래 가사 2. 연인과의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한 가사... 이 두 가지가 주류였음을 알 수 있다. 경제개발시기 전 국민이 잘살아보세 운동을 펼치던 시기에 다가올 미래의 희망을 암시하는 가요는 정권 차원에서도 권장할만한 과업이었을 테고 그런 종류의 노래가 유행한 것 또한 시대의 조류로 볼 필요가 있다.
예전 LP판으로 음악을 듣던 시절에는 B Side(LP판 뒷면)에 반드시 국민가요라고 해서 온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노래 1-2개를 넣어야 심의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런 건전가요 중 크게 히트를 친 노래가 정수라가 부른 아! 대한민국이다.
민주화가 되고 건전가요, 국민가요라는 명칭은 이미 석기시대의 유물이 돼버렸고 스마트폰의 발달로 더 이상 LP, CD로 음악을 듣지도 않는다. 모든 가요는 디지털 음원의 형태로 제작 유통 소비가 되고 CD는 가수를 상징하는 비싼 선물용 소장품의 대우를 받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한국인 가수 최초로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글로벌스타가 된 BTS, Black Pink 등의 이름은 전 국민이 알고 있지만, 정작 그들이 불러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 K-POP 노래에 대해선 대부분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가수 이름은 아는데 그들의 노래는 모르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마도 저작권으로 인해 카페 백화점등에서 노래를 틀면 공연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더 큰 요인은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형태로 혼자 음악을 감상하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요즘 뜬다는 걸 그룹인 르세라핌이나 뉴진스는 알아도 그녀들의 노래는 잘 모른다. 이미 현세대와 음악적 감성에서 큰 갭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한 예전의 유행가 가사는 아름다운 시와 같아 그 자체만으로도 어떤 운율이 있었는데 지금의 음악은 나 같은 기성세대 입장에선 난해하고 어려운 이두로 쓰인 신라향가와 같은 느낌이다. 가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잘 모르겠다.
아마도 싸이 선생께서 은퇴하신다면 더 이상의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유행가 가사를 보기는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싸이 선생의 여러 히트곡 중, 8집의 New Face란 노래를 좋아한다. 신나는 박자, 음정도 좋지만 뭔가 싸이 선생의 인생 달관의 경지가 느껴져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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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새로운 사람
너무 설레어서 어지러워요
만남 새로운 만남
너무 설레어서 미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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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기에 의미를 담은 가사로 명곡들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는 그의 음악에 대한 정열을 높이 사고 싶다.